어느 자치단체에나 있듯 화순군에도 농산물 판매를 위한 온라인쇼핑몰이 존재한다.
‘화순팜’. 화순군의 농산물 판매 플랫폼이다. 2021년 화순팜의 연간매출액은 5000만 원이었다.
2022년에는 6월까지 3300만 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화순이 사통팔달의 교통여건으로 오프라인 접근성이 뛰어나다고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오프라인 판매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나는 2022년 7월 취임하며 온라인쇼핑몰 활성화를 공약사항으로 내걸었다. 지금은 농촌활력과 농산물마케팅팀에서 화순팜을 운영하지만, 당시 담당은 농업정책과 유통팀이었다. 담당 과장과 팀장에게 화순팜 활성화에 관한 기본 구상을 설명했다.
7개 분야에서 69개 실천과제를 공약사항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모든 과제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지시할 수는 없었다.
일주일 만에 답이 왔다.
8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한 당시 팀장은 현황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다양한 방법의 활성화 방안을 설명했다.
인사발령 1주일 만에 작성한 보고서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보고서상 화순팜의 가장 큰 문제는 세 가지였다.
첫째는 품목 부족이고, 둘째는 홍보 부족이고, 셋째는 플랫폼 사용의 불편함이다. 대책은 이랬다. 품목 다양화를 위해 입점업체를 모집하여 교육하고, 적극적인 입점 유도를 위해 입점업체 지원을 강화한다.
홍보에 있어서는 온·오프라인 양방향으로 공격적 마케팅에 나선다는 것이다.
담당 공무원들은 자신들이 제시한 대안을 그대로 실천했다.
발로 뛰어다니며 지역 농·축협을 설득했고, 입점업체를 모집하여 협약을 체결했다. 온라인쇼핑몰 운영 노하우가 많은 업체로 사이트 관리업체를 교체했고, 서울이든 부산이든 가리지 않고 행사를 찾아다니며 화순팜을 홍보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2022년 7월부터 12월까지 매출액은 1억3300만 원으로 같은 해 상반기 실적보다 단숨에 4배나 올랐다.
올해는 더 놀랍다. 지난 9월에는 연매출액 10억 원을 돌파했고 11월 현재는 12억 원을 넘겼다. 불과 1년 새 5000만 원이 12억 원으로 24배가 올랐다.
같은 시기 공무원들은 입점업체를 58곳이나 더 확보했고, 판매 품목은 250여 개를 추가해 현재 88개 입점업체가 350여 개 상품을 화순팜에서 판매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무원은 수동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시대 변화와 지방자치 정착에 따라 공무원도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범정부 차원에서 강조하는 ‘적극행정’을 실천하는 공무원은 그에 따라 대우받고 ‘소극행정’으로 문제를 일으키면 징계 시 감경도 되지 않는다. 비단 상벌의 문제가 아니다.
무사안일주의와 탁상행정에 빠진 공무원은 항상 매슬로우 욕구이론의 2단계(안전의 욕구)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3단계 사회적 욕구와 4단계 인정 욕구를 넘어서 5단계 자아실현의 욕구까지 충족시킬 기회는 영영 없을 것이다. 공무원이기 이전 하나의 인격체로서 3단계 이상의 고차원적 욕구를 충족한 경험은 남은 인생의 경로를 바꿀 수도 있다.
정부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화순군에서도 ‘적극행정’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적극행정 우수공무원을 선발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도 하고, 적극행정 면책보호관제를 도입해 적극행정 실천 공무원의 권익을 보호하려 애쓰고 있다.
아울러, 뛰어난 성과를 낸 공무원은 면밀한 심사절차를 거쳐 특별승급도 검토하고 있다. 매출액 5000만 원이 12억 원이 된 기적 뒤에는 긍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적극행정’을 펼친 공무원들이 있었다.
상벌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했지만 성과엔 보상이 따라야하는 법. 당시 화순팜 활성화를 진두지휘했던 해당 팀장(6급)은 지난 10월 사무관(5급)으로 승진의결됐다. 인사위원회에서도 적극행정의 성과를 인정한 것이리라. <저작권자 ⓒ 시사더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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